필자가 여러 차례 추천을 넣었던 프랑스 CC Production의 앨범들이 국내에 드디어 소개되나 보다. 그 첫 번째로 레이블의 주인이자 미술가 그리고 뛰어난 드럼 연주자인 베르트랑 르노뎅과 기타 연주자 올리비에 카우의 듀오 앨범이 소개된다. 보통 드럼이 포함된 듀오 앨범은 의례적으로 아방가르드 연주를 떠올리기 쉽다. 실제 그러한 앨범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앨범은 그러한 우려, 선입관을 가볍게 무시하는 음악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멜로디로 가득하다는 것이 그리 친숙하지 않은 이 듀오 앨범을 친근하게 만든다. 이것은 이미 베르트랑 르노뎅 본인은 리듬 악기 연주자임에도 작곡에서만큼은 뛰어난 멜로디스트로서의 감각을 보여주었기에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앨범이 달착지근한 멜로디에 머무는 연주 앨범이라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 두 연주자는 멜로디의 표현을 넘어 그 멜로디를 감싸는 공간과의 긴장을 대화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대화는 기타가 촉촉하게 선율을 만들어 나가고 여기에 드럼이 리듬이 아닌 선율적 차원에서 기타에 반응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기교가 아닌 정서의 오고 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대화는 의도적으로 비어 있는 공간을 과장 없이 드러내어 곡이 힘과 세기에 의한 진행을 하는 부분에서도 이완의 느낌을 만들어 낸다. 진보적이면서도 결코 과격하지 않은, 아주 부드럽고 심지어 달콤함마저 느끼게 되는 멋진 연주들이다.
Douö – Bertrand Renaudin & Olivier Cahours (CC Production 2003)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