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의 유리 케인은 자신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창조적 영감을 지녔던 것 같다. 이번 <Dark Flame>은 이미 발매되어 큰 감동으로 감상자들을 몰아넣었던 <Schumann:Love Fugue>(1999), <Goldberg>(2000)과 함께 1999년에 녹음되었던 앨범이다. 즉, 1999년 그는 3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시켰던 셈이다. 그럼에도 이전 두 장의 앨범과 함께 이번 앨범마저 빠지지 않는 감동을 주는 것은 이 1999년의 기록들이 상당한 통일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앨범은 <Schumann>의 시성과 <Goldberg>의 다양한 음악 형식이 결합된 음악을 담고 있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1999년도 유리 케인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겠다. 한편 이번 앨범은 클래식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 케인의 첫 클래식 해석 프로젝트였던 <Primal Light>(1997)과 견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비교에서도 이번 앨범은 보다 확장된 유리 케인의 사고를 반영한다. 첫 앨범이 오스트리아 출신 작곡가의 음악에 유대문화적인 색채를 부여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그 외에 중국, 일본 등의 아시아적인 색채를 부여하는 등 보다 화려한 면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음악 외에 앨범 내지에 아름답게 그려진 각종 도상들을 살펴보면 더 쉽게 이해된다. 따라서 이번 앨범 역시 음악적 관점 외에 문화 일반적인 관점에서 사고하며 감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튼 1999년의 유리 케인의 왕성한 창조력은 보석처럼 빛이 났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Dark Flame – Uri Caine (Winter & Winter 2004)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