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s Ernesto Lecuona라는 부제가 붙었기에 에르네스토 레쿠오나가 누구인가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니 우리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쿠바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피아노 연주자이자 작곡가였다고 한다. 그리고 역시 생소한 라몬 발레도 지금은 유럽에서 거주하고 있는 쿠바 태생의 피아노 주자다. 쿠바 태생의 젊은 피아노 주자가 퀸텟의 편성으로 쿠바를 대표할만한 작곡가의 곡을 연주한다고 생각하면 보통 일종의 근원찾기 식으로 원곡에 충실한 연주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라몬 발이 레쿠오나에 접근하는 방식은 완전히 대가의 길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각으로 음악을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앨범 전체에 쿠바적인 색채가 드러나면서도 쿠바에서 벗어난 색다른 감성을 느끼게 하는 신선함이 지배하고 있다. 테마를 와해시키지 않음으로서 쿠바음악이 지닌 독특한 즐거움, 푸근함을 유지시키면서 그것을 다시 풀어나감에 있어서 현대 유럽 재즈가 지닌 구조적 긴장과 정적인 면을 적절하게 배분하고 있는데 그것이 매우 참신하고 흥미롭다. 이것이 그를 여타 다른 쿠바 태생의 피아노 주자와 구별하게 만드는 요인이라 생각한다. 쿠바출신 연주자들의 전형과 다른 스타일을 원한다면 이 앨범을 들어보라.
Danza Negra – Ramon Valle (ACT 2002)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