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은 Charles Vanel이 감독 주연했던 1930년대의 무성 영화 Dans La Nuit(한밤에)에 대해 루이 스클라비가 그와 절친한 영화감독 베르트랑 타베르니에의 제의로 작곡한 음악을 담고 있다. 이미 앨범 ‘Danse Et Autres Scenes'(1997 Label Bleu)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듯이 무대 예술과 자신의 음악을 조우시키는 작업은 스클라비에게 완전히 낯선 것은 아니다.
이번 앨범에서 스클라비는 연주적인 부분보다는 작곡에 더 충실하여 무성영화의 특수성을 존중한다. 인물의 심리묘사는 물론 사건의 발생이나 전개를 동시에 표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즉, 표현적인 면과 인상적인 면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지의 흐름에 맞추기 위해 초 단위까지 미리 계산하지 않았을까 하는 작곡에서의 엄격과 정치함이 보이며 또 향수어린 프랑스 특유의 음악부터 우발성이 강한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음악 경험을 투영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훌륭하게 다가오는 것은 과거를 현재라는 공간 속에 담아낸 점이다. 각 음악들은 1930년대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고전적인 외연과 달리 각 곡들간의 연결이나 곡 안의 울림에서 드러나는 내포는 매우 현대적이다. 바로 이점이 영화에서 출발한 음악이 독자성을 획득하게 되는 근거가 아닐까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연주 위주의 재즈와 텍스트 위주의 클래식이 성공적으로 합일하고 있는 앨범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