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보컬 클레망틴은 프랑스 출신이지만 정작 주된 무대는 미국과 일본인 듯하다. 특히 일본에서의 지명도는 나름대로 확고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그렇게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90년대 초반 한국에 재즈 붐이 일었을 무렵 그녀의 앨범이 라이센스로 한 차례 소개되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일본에서 제작된 것이었으며 지금도 몇몇 일본 연주자들의 최근 앨범에서 그녀의 이름이 게스트로 종종 발견되기도 한다.
피아노 연주자이자 보컬인 벤 시드란이 운영하고 있는 고 재즈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Couleur Café>는 사실 순수하게 재즈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고개를 갸우뚱거릴 만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 스타일이 재즈적인 요소가 부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렌치 팝과 보사 노바의 함유량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맛이 너무나 좋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앨범에서 그녀는 프랑스의 유명 작곡가이자 가수였던 세르쥬 갱스부르의 타이틀 곡을 비롯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빈시우드 드 모라에스, 쟈반, 그리고 직접 클레망틴과 멋진 듀엣을 들려주고 기타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레오 시드란의 곡을 노래하고 있는데 특유의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색은 단단한 그 무엇이라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버릴 것만 같다. 그리고 살짝, 그러나 간명하게 건드리는 듯한 피아노의 음색과 바스락거리는 드럼, 화사한 브라스 섹션이 음악을 날아갈 듯 가볍게 만들고 있다.
자못 진지하고 무게가 있는 사운드가 음악적인 것이라면 클레망틴의 음악은 음악적으로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음악은 많은 감상자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만 따진다면 클레망틴의 이 앨범만큼 좋은 음악은 없을 것 같다. 특히 올 여름을 시원하고 끈적거리지 않게 보내기 위한 제일 좋은 도구가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