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을 받고 처음 눈에 들어왔던 것은 스티커에 적힌 “솔리드 바디 일렉트릭 기타로의 귀환”이라는 문구였다. 그러니까 알 디 메올라가 모처럼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했다는 것인데 나는 이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난 2002년도 앨범 <Flesh On Flesh>에서도 그는 이미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앨범에서도 일렉트릭과 어쿠스틱 기타를 모두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이 홍보문구는 다른 의미로 해석해야 할 듯싶다. 그러니까 <Flesh On Flesh>에서는 라틴풍의 색채가 강한 연주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라틴적 색채를 최대한 줄이고 70년대 퓨전 시절의 연주가 주를 이룬다는, 그래서 일렉트릭 기타의 묘미가 잘 느낄 수 있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앨범은 <Flesh On Flesh>의 기본을 그대로 연장하면서도 게스트로 참여한 칙 코리아를 비롯하여 스티브 갯, 존 패티투치, 배리 마일스 등과 함께 한 연주 자체가 더 강조되어 있다. 그 중 칙 코리아와 함께 한 “Cry For You”-역설적이게도 알 디 메올라는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한다-가 인상적이다. 한편 연주 자체가 중심이 되어 있다고 하지만 사운드는 상당히 정돈되어 있다. 즉, 자기 과시적인 연주보다는 할 말만 효과적으로 하는 그런 연주를 펼치기 때문이다. 결국 “혼돈의 결과”는 깔끔하게 정돈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Consequence Of Chaos – Al Di Meola (Telarc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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