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렇지만 프랑스는 미국의 연주자들과 프랑스 국내의 연주자들의 교류가 무척이나 활발했다. 그래서 어떻게 그런 만남이 소문도 없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뜻밖의 앨범들이 많이 존재한다. 30년만에 CD로 발매된 이 앨범도 그러한 우연적 만남을 담고 있다. 짧은 만남의 순간을 담고 있는 이 앨범은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명확성보다는 아날로그적인, 그래서 조금은 퇴색한 느낌을 주지만 실제 담겨 있는 연주는 내용면에서 볼 때 현재 진행되는 음악들과 다르지 않는 진보성을 지니고 있다.
현재 대가로서 인정받고 있는 이 세 연주자의 음악적 방향들이 정춘기때 이미 현실화 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이 세 대가들이 들려주는 연주들은 완숙미를 보인다. 독자적이면서도 명쾌한 멜로디의 진행과 해체 속에서도 부드러움과 따스함이 느껴지는 과장없는 연주를 펼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어쿠스틱 베이스를 연주하는 스왈로우를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앨범들에서도 그의 어쿠스틱 베이스를 들을 수 있지만 자기 주장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어쿠스틱 베이스 연주는 이 앨범이 필자 개인에겐 처음인 듯하다. 잊혀진 사진을 발견한 것같은 느낌을 주는 익숙하면서도 풋풋한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