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가 대중 음악 그 자체였었던 스윙 시대의 몰락과 연주자 중심의 비밥 스타일의 혁명적 출현 이후 재즈는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난 주변의 음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이후 재즈의 표현력을 극한으로 확장하기 위한 시도만큼이나 다시 대중의 품으로 돌아가려는 재즈의 다양한 시도는 계속 되어 왔다. 그러한 시도들은 모두 당대의 대중을 사로 잡고 있는 음악 스타일을 적절하게 차용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Down To The Bone은 현대적 의미의 스윙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 친화력이 강한 첨단의 재즈를 들려주는 대표적 그룹들 중 하나다.
Down To The Bone의 통산 5번째이자 나라다 재즈 레이블로 이적 후 첫 번째로 발표하는 앨범인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는 소울 뮤직을 기반으로 펑키한 업 템포의 일렉트로니카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주었던 이전 앨범과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난 앨범이 분위기의 일관성의 측면에서 다소 흔들리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명확하게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앨범은 유사한 속도의 흥겨운 리듬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폭주 기관차처럼 쉬지 않고 진행되어 마치 하나의 완벽한 리믹스 앨범을 감상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런데 이러한 일관된 흐름은 한편으로 앨범이 단조롭다고 느끼게 되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리듬의 강박성과 단조로움은 여러 연주자들의 감칠맛 나는 솔로나 리프 연주를 통해 해결된다. 실제 이 앨범에는 인코그니토의 베이스 연주자 줄리안 크랩튼을 비롯하여 토니 레미, 폴 쉴츠 바이마르 등 연주력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하여 화려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이처럼 리듬뿐만 아니라 연주의 즐거움에서 이어진 것이기에 앨범의 흥겨움은 처음 한 두 곡에서 기력을 상실하지 않고 끝까지 지속될 수 있다. 비로 이것이 Down To The Bone의 음악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인 것이다. 재즈의 새로운 도시적 흥겨움을 원하는 감상자들에게 제격인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