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피아니즘을 들려주었었던 텔로니어스 몽크의 곡들을 노래한 카르멘 맥래의 앨범이다. 사실 몽크의 음악은 어떠한 변화도 거부하려는 듯한 견고한 내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Round Midnight”같은 그의 대표곡은 누가 연주하더라도 몽크가 심어 놓은 그만의 분위기를 쉽게 떼어버릴 수 없다. 그런데 의외로 카르멘 맥래는 몽크적인 특수성을 일반화 시켜 새롭고 편안한 몽크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마치 몸에 맞는 옷을 입고 가벼이 걸어가듯 그녀가 부르는 몽크의 기이한 멜로디들은 긴장보다는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푸근함이 특징으로 드러난다. 이것은 관점에 따라서 호불호가 바뀔 수 있는 것이지만 나는 여기에 카르멘 맥래의 마지막 역작 중 하나라 해도 좋을 만한 뛰어난 해석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싶다.
Carmen Sings Monk – Carmen McRae (Bluebird 2001)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