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ta Frida Kahlo: Alas Pa’ Volar – Angélique Ionatos (Naive 2003)

ai안젤리크 이오나토스는 그리스 출신의 여가수로 30년 이상 그리스의 여러 좋은 시에 음악을 붙여 노래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 앨범은 의외로 그리스어가 아닌 스페인어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어릴 적부터 스페인어와 그 문화에 관심이 많았기에 본인에게는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리스 여가수가 스페인어로 노래한 앨범을 프랑스에서 제작했다는 사실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하지만 이오나토스가 이 앨범에서 스페인어로 노래하게 된 것은 단순히 그녀의 스페인에 대한 열정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 앨범이 그녀에게 스페인어로 노래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의 가사는 다름아닌 멕시코의 현대 화가로 극적인 삶을 살았던 프리다 칼로의 일기에서 발췌된 것이다. 프리다 칼로가 누구였던가? 이미 얼마 전 그녀의 삶을 소재로 한 <프리다>라는 영화가 소개되기도 했었지만 프리다 칼로는 불의의 교통 사고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이후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모델로 뛰어난 그림들을 그렸으며 역시 벽화 화가로 이름을 알렸던 남편 디에고 리베라와의 사랑 이야기 또한 세인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러한 비극적이면서도 주목 받았던 프리다 칼로의 삶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일기를 가사로 사용하고 있기에-크리스틴 페라리오스의 정리가 있었다- 이오나토스의 노래들은 그림만큼이나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성격을 띈다. 슬픔과 애상, 운명적 사랑의 정서를 한 단계 정화시켜 시적으로 우아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그렇기에 첫 번째보다는 두 번째 감상이, 두 번째보다는 세 번째 감상이 더 많은 울림을 남긴다. 앨범의 모든 곡들을 작곡한 크리스티앙 브아셀의 피아노가 리드하는 사색적인 반주 역시 차가움과 뜨거움을 동시에 표현하면서 이오나토스의 목소리에 깃든 시성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앨범에 대한 전체적 인상을 특정 전통이나 대중의 기호에 집착하지 않는, 회화적이고 시적인 예술적 정취를 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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