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 덜퍼는 드물디 드문 여성 색소폰 연주자 가운데 한 명이다. 게다가 여성적 부드러움보다는 남성적인 활력을 앞세운 연주자로서는 그녀가 거의 유일하지 않나 싶다. 스타일은 또 어떤가? 현재 그녀는 마세오 파커와 함께 펑키 재즈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실제 그녀의 연주를 들어보면 여성이라는 한계를 느낄 수 없다. 남성이상의 힘으로 거친 톤을 구사하는 것을 즐기며 그 와중에 요철이 큰 펑키 리듬을 파도를 타듯 시원하게 탈 줄 안다.
Heads Up 레이블로 이적하여 처음 녹음한 이번 앨범에서도 그녀의 특징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올드 스쿨 사운드를 중심으로 R&B와 힙합이 섞인 흥겹고 도시적인 사운드를 배경으로 강렬한 연주를 펼친다. 그런데 그녀는 이런 흥겨움 속에서 자신이 여성 연주자임을 은근히 밝힌다. 밤의 쓸쓸함을 표현한 듯한 “11:58”이나 “Everytime”같은 곡을 예로 들 수 있겠는데 이런 미디엄 템포 이하의 곡을 연주하는 그녀의 색소폰은 여성적이다 못해 상당히 관능적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여성적 연주로 인해 그녀 특유의 파티적인 분위기가 살짝 감소되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