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zilian Girls – Brazilian Girls (Verve Forecast 2004)

bg브라질리안 걸스는 정말 브라질 출신의 여성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아니다. 보컬의 사비나 슈바, 키보드의 디디 구트만, 베이스의 제스 머피, 드럼의 애런 존스톤 등 브라질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남녀 혼성 일렉트로니카 밴드다. 멤버들을 살펴보면 그다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인데 그래도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홍일점 사비나 슈바는 혹시 최근에 국내에서 큰 반향을 얻었던 이탈리아 기타연주자 안토니오 포르치오네의 <Meet Me In London>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전혀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이 앨범에서 사비나 슈바는 청바지가 어울리는 단아하고 담백한 보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 앨범을 듣는다면 사비나 슈바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감상을 방해할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앨범에 담긴 사비나 슈바의 이미지는 너무나 생경하기 때문이다. 미니스커트에 가슴이 깊게 파인 옷을 입고 몸을 육감적으로 비틀며 노래한다고 할까? 앨범에 담긴 사비나 슈바의 노래는 이전과의 관련성을 적극 부인한다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게다가 영어를 비롯하여 독일어, 불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5개국어로 노래하고 있으니 그 낯섦은 더하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를 무시한다면 앨범이 지닌 멋이 드디어 귀에 들어온다.

브라질리안 걸스는 최 첨단의 흐름을 브라질 음악의 정서를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소화한 음악을 들려준다. 일렉트로 재즈, 라운지 뮤직, 베벨 질베르토 풍의 네오 보사 등의 최신 유행 흐름들이 때로는 리비도를 상승시킬 정도로 관능적이고 때로는 낮잠을 자고픈 욕구를 느낄 정도로 나른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앨범 속에 자유로이 어울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가 전자적 사운드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지만 순수한 연주가 우선하고 이를 스스로 리믹스해 냈기에 첨단의 사운드 속에는 적절한 여유, 여백이 배어 있다. 그래서 단순히 리듬이 중심이 된 조립형 일렉트로 사운드와는 다른 고급스러운 질감이 특징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클러버들 뿐만 아니라 일반 감상자들에게도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앨범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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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리안 걸스는 정말 브라질 출신의 여성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아니다. 보컬의 사비나 슈바, 키보드의 디디 구트만, 베이스의 제스 머피, 드럼의 애런 존스톤 등 브라질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남녀 혼성 일렉트로니카 밴드다. 멤버들을 살펴보면 그다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인데 그래도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홍일점...Brazilian Girls - Brazilian Girls (Verve Forecast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