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a Nova – John Pizzarelli (Telarc 2004)

jp존 피자렐리는 얼핏 보면 재즈의 전통을 이어가는 기타 연주자로만 보이는데 그래도 그의 디스코그라피를 살펴보면 모든 것이 그만의 넉넉한 스윙 기타 연주와 보컬로 귀결되기는 했지만 장고 라인하르트의 집시 기타부터 비틀즈, 재즈 스탠더드, 쿨 재즈 등 매 앨범마다 확실한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을 음악적인 관점 이전에 스스로 즐기면서 연주했기에 그의 연주와 음악에는 언제나 편안한 흥겨움과 자연미가 특징으로 드러난다.

이번 앨범의 경우 존 피자렐리는 보사 노바를 화두로 삼았다. 그래서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작곡한 보사 노바의 고전은 물론 제임스 테일러의 “Your Smiling Face”, 조지 거쉰의 “Fascinating Rhythm”같은 곡들이 보사 노바풍으로 새롭게 편곡되어 존 피자렐리 특유의 수줍은 듯한 보컬과 한없이 이완되는 담백한 기타로 연주되고 있다. 그리고 그 연주 속에는 존 피자렐리 특유의 가벼움과 편안한 흥겨움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음악적인 해석보다는 개인적인 면들이 더 부각되는 이유는 이번 앨범 역시 존 피자렐리의 음악 경험, 그러니까 20대 초반 차 속에서 들었던 조앙 질베르토의 보사 노바 곡에서 무한한 감동과 음악적 아이디어를 느꼈던 기억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존 피자렐리는 최근의 요요마를 비롯한 다른 연주자들이 보사 노바를 연주하면서 브라질 음악의 전통에서 출발점을 발견했던 것과 달리 보사 노바가 재즈와 결합되어 인기를 얻었던 과거 60,70년대의 보사 노바 재즈를 재현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앨범에 담긴 그의 보사 노바 곡들은 현대적인 감각보다는 과거에 대한 향수가 더 많이 드러난다. 특히 존 피자렐리는 이번 앨범을 위해 60년대와 70년대에 보사 노바, 쿨 재즈 등에 때로는 청량한 공기 같고 때로는 따스한 훈풍 같은 느낌을 불어넣는 스트링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던 돈 세베스키를 초빙하여 스트링 섹션과 플루트 섹션의 편곡을 의뢰했다. 그러나 존 피자렐리 특유의 작은 규모의 속삭이는 듯한 사운드는 돈 세베스키의 장점을 살리기에 제한이 되지 않았나 싶다. 간간히 아련한 향수에 젖게 되는 스트링 연주가 등장하지만 그렇게 앨범 전체를 사로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존 피자렐리의 보사 노바 연주와 노래는 감상자를 정겨운 과거의 한 때로 이끌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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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피자렐리는 얼핏 보면 재즈의 전통을 이어가는 기타 연주자로만 보이는데 그래도 그의 디스코그라피를 살펴보면 모든 것이 그만의 넉넉한 스윙 기타 연주와 보컬로 귀결되기는 했지만 장고 라인하르트의 집시 기타부터 비틀즈, 재즈 스탠더드, 쿨 재즈 등 매 앨범마다 확실한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발견하게...Bossa Nova – John Pizzarelli (Telarc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