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웹스터는 동그랗게 공기를 모으는 듯한 부드러운 블로잉, 그리고 그 뒤에 남는 진한 비브라토로 편안하고 아늑한 발라드 연주에서 빛을 발했던 색소폰 연주자다. 그는 아마 스윙 시대의 쿨 성향의 연주자였다고 평가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실제 스탄 겟츠를 좋아하는 많은 감상자들은 벤 웹스터도 즐겨 듣곤 한다. 이런 벤 웹스터에게 색소폰 연주자 밥 록웰이 멋진 경의의 인사를 보낸다. 그래서 벤 웹스터에 대한 자작곡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벤 웹스터가 즐겨 연주했던 곡들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데 이 곡들은 벤 웹스터보다는 볼륨이 작고 보다 날렵한 밥 록웰의 색소폰에 의해 새로이 연주되고 있다. 물론 그 안에서 벤 웹스터의 향기가 느껴짐은 당연하다. 하지만 앨범 타이틀이 “밥의 벤”인 것처럼 앨범은 단순히 벤 웹스터의 재현에만 공을 들인 것은 아니다. 어쩌면 밥이 그리고 싶었던 것은 벤의 톤 컬러 자체가 아니라 그가 만들러 낸 정서가 아닐까? 당시로서는 상당히 도시적인 맛이 있었던 그 퇴색된 편안함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벤 시드란에게 피아노를 맡긴 것은 상당히 멋진 선택이었다.
Bob’s Ben: A Salute To Ben Webster – Bob Rockwell (Stunt 2005)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