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를 쓰기 며칠 전 필자는 일본 재즈의 현재를 살펴보기 위해 일본에 다녀왔다. 그 곳에서 여러 재즈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일본 재즈는 세계 재즈와는 다소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 위치한 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경우에 따라 긍정적이지 못한 것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겠지만 한가지 부러웠던 것은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가지고 그네들의 취향에 꼭 맞는 앨범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이었다. 피아노 연주자 데이브 매튜를 중심으로 약간의 멤버 변화 속에서 20년을 지속적으로 활동해온 맨하탄 재즈 퀸텟도 마찬가지의 경우다. 앨범 내지 해설에도 “Made In Japan”이라는 특별한 표현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 유니트는 철저하게 일본인들의 취향을 위해 기획되었다. 여기서 일본인들의 취향이란 부드러운 리듬을 바탕으로 재즈의 황금기인 50,60년대에 대한 향수에 집착하면서 현대적인 분위기로 낭만적이고 우아한 사운드를 의미한다.
특히 이번에 소개되는 앨범 <Blue Bossa>도 마찬가지다. 현재와 과거의 어느 모호한 시간대에 위치한 사운드로 넉넉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 연출의 주된 동인은 앨범의 전체 수록곡 9곡 가운데 5곡 가량이 보사 노바를 비롯한 라틴 리듬이다. 루이스 본파,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곡과 케니 도햄의 앨범 타이틀 곡 등이 연주되고 있고 그 외의 곡들도 상당히 라틴적인 분위기로 연주되었다. 실제 류 솔로프의 트럼펫과 앤디 스나이처의 색소폰은 합주를 통해 두 악기의 합을 넘어선 브라스 앙상블의 느낌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래서 앨범은 축제적인 분위기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화사한 밝음으로 가득하다. 한편 스팅의 히트 곡 “Englishman In New York”이 연주되고 있다는 것도 관심을 끌만하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Made In Japan 그룹의 앨범들은 참 많았다. 그래서 편안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식상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위험도 있다. 그러나 Made In Japan앨범들이 대부분 피아노 트리오에 집중되었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맨하탄 퀸텟의 음악은 또 다른 기분 좋음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