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스트레이혼은 듀크 엘링턴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또 그와 함께 있을 때 최상의 매력을 발산했던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빌리 스트레이혼에 대한 평가는 늘 듀크 엘링턴의 영역 안에서만 이루어졌다. 그러나 엄밀히 다지고 보면 그가 남긴 많은 작곡들은 듀크 엘링턴과의 관계를 벗어나 그 자체로 매우 뛰어난 것이다. 바로 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로버트 레비 감독은 빌리 스트레이혼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리고 그 사운드트랙으로 이번 앨범을 제작했다. 이 앨범에는 가장 활발하게 고전을 해석하고 있다 평가 받는 피아노 연주자 빌 찰랩부터 노장 행크 존스, 조 로바노, 폴 모시앙, 다이안 리브스, 엘비스 코스텔로 등 자기 색이 분명한 연주자, 보컬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빌리 스트레이혼을 현대적 관점에서 따스하게 되살리는 방향으로 연주와 노래를 펼친다. 그렇다고 복잡한 화성을 사용한다거나 과도하게 테마를 변용하지는 않는다. 대신 빌리 스트레이혼의 곡 안에 어쩌면 처음부터 내재되어 있었을 통시적인 세련됨, 편안함을 살리는데 주력했다는 편이 나을 것이다.
Billy Strayhorn: Lush Life – V.A (Blue Note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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