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포스트 밥의 첨단을 걷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 FSNT 레이블의 여러 연주자들 가운데 색소폰 연주자 고르카 베니테스의 인기가 예상외로 높다. 그것은 아마도 대부분의 그의 동료 연주자들이 탄탄한 음악적 소양을 바탕으로 이론적으로 자신만의 연주 방식을 깊이 탐구하여 다소 이지적이고 차가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것과 달리 그의 음악에 따뜻한 멜로디가 함께 공존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빌바오를 주제로 삼은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고향을 이야기해서 그런지 더욱더 정겹고 가슴 환해지는 멜로디가 들린다. 그러면서도 담백한 리듬을 바탕으로 다니 페레즈의 기타와 함께 탄탄하고 정교한 사운드를 만드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말하자면 이성과 감성이 어우러진 연주라고나 할까? 이처럼 어느 한쪽에 푹 빠지지 않고 골고루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기에 그의 이번 앨범은 다시 한 번 그의 진가를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
Bilbao – Gorka Benitez (FSNT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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