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롭고 내면적인 멜로디로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는 토드 구스타프센 트리오. 이들의 세 번째 앨범은 지난 두 번째 앨범 <The Ground>의 연장 선상에 놓이는 음악을 담고 있다. 실제 이번 앨범 타이틀은 <The Ground>앨범에 수록된 곡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 곡이 다시 연주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의 연장일까? 사실 첫 앨범에서 많은 감상자들이 감탄했던 것은 속삭이듯 은밀하고 달콤하게 그렇지만 품위있게 다가오는 토드 구스타프센의 멜로디 때문이었다. 이 멜로디는 상투적일 위험이 있지만 토드 구스타프센은 시적인 것으로 아름답게 승화하는 능력을 드러냈다. 그러나 두 번째 앨범에서는 이런 자신의 매력을 일정부분 줄이고 리듬 섹션의 비중을 크게 하여 은밀하게 상승하는 동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 이르러서는 멜로디만큼 공간을 강조하는 연주를 펼친다. 그래서 피아노는 보다 과감한 음들을 연결하여 피아니시모의 차원에 머무는 내면성을 유지하면서도 색다른 정서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드럼과 베이스의 존재감이 훨씬 더 강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각 수록 곡들은 완결되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부분 열린 마감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 곡 단위가 아닌 앨범 단위 감상이 요구된다. 이번 변화는 분명 트리오의 음악이 갈수록 심화되어 구체적인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감상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앨범은 장점이었던 멜로디의 비중을 축소했다는 점에서 문제작의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아직도 토드 구스타프센의 멜로디가 지닌 매력은 유효하다. 아니 전체가 아닌 부분이기에 더 강렬하다.
Being There – Tord Gustavsen Trio (EC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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