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 스코트 하면 많은 재즈 애호가들에겐 퓨전 재즈 색소폰 연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다양한 팝 음악 세션과 GRP를 비롯한 여러 퓨전 재즈 레이블에서의 앨범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제 60을 앞둔 시점에서 그 역시 무엇인가 전환점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새로운 길은 자신의 음악적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로니 쿠버, 랜디 브레커, 길 골드스타인 등이 참여한 7중주 단을 결성하고 노장 필 우즈까지 불러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비밥을 연주했다. 그리고 선곡에 있어서도 자작곡과 함께 웨인 쇼터, 칙 코리아, 캐논볼 아들레이 등의 선배 연주자들의 곡을 연주했다. 어쩌면 퓨전 재즈 연주를 수십 년간 해온 탐 스코트가 밥을 연주한다고 하기에 사운드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보통 퓨전 재즈를 생각하면 연주자의 기교보다 음악이 만들어 내는 세련된 분위기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설령 그러하다고 해도 탐 스코트는 그 안에서 탁월한 자신만의 기교를 들려주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7중주 단의 사운드도 세심한 편곡을 기반으로 절묘한 진행을 보인다. 특히 탐 스코트를 포함한 4관 편성의 브라스 섹션은 빅 밴드와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탐 스코트가 계속 이러한 길을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성향의 연주건 그는 감상자를 만족시킬 수 있음을 이번 앨범은 증명한다.
Bebop United – Tom Scott (MCG 2006)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