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존 콜트레인은 이 시대 대부분의 색소폰 연주자들이 추앙할 정도로 뛰어난 열정과 감성으로 진보적인 연주를 펼쳤다. 특히 1960년의 <Giant Steps>와 1961년의 <My Favorite Things>는 그의 음악이 하드 밥 시대를 마감하고 아방가르드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실제 이후 그의 음악은 자유로우며 종교적이다 싶을 정도로 영적인 맛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임펄스 레이블의 제작자 밤 틸의 생각은 달랐다. 그 또한 존 콜트레인의 진보적인 연주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그 이전 앨범마다 한 두 곡에서 보여주었던 아름다운 발라드 연주에 더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존 콜트레인과 계약을 맺자마자 팽팽한 긴장은 잠시 뒤로 하고 부드럽고 달콤한 앨범 녹음을 제안했다. 그래서 석 장의 앨범 <Duke Ellington & John Coltrane>, <Ballads>, <John Coltrane & Johnny Hartman>이 녹음되었다.
그 가운데 이 앨범은 존 콜트레인 개인은 물론 재즈사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라 해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아름다운 발라드 연주를 담고 있다. 사실 이 앨범을 위해 존 콜트레인과 쿼텟 멤버는 그다지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 악보상에서 ‘It’s Easy To Remember’를 제외하고는 이전에 연주한 적이 없던 곡들의 악보를 사서 잠깐의 연습 후에 단번에 녹음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잠시 쉬어가듯 녹음을 편안하게 생각했다는 것인데 실제 색소폰 연주자는 멜로디에 그다지 큰 변형을 가하지 않고 담백하게 연주한다. 하지만 그것이 매끄럽고 섬세한 색소폰 톤과 어우러져 신비로울 정도로 아늑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힘을 빼고 특별한 장식 없이 연주하는 것이 발라드 연주에서는 대단한 마력을 발휘함을 보여주는 앨범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