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을 강타했던 고탕 프로젝트의 앨범 <탱고의 반란>은 분명 일렉트로니카 음악의 새로운 혁명이었다. 당시 강박적인 리듬의 연속에 새로운 분위기, 감각적인 멜로디를 집어넣고 싶었던 여러 DJ와 연주자들은 다른 장르의 음악에서 새로운 음악적 영감을 찾곤 했었다. 그러던 차에 재즈와 일렉트로니카가 결합한 일렉트로 재즈가 탄생하게 되었고 이어 일렉트로 탱고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번에 뒤늦게 국내에 소개되는 바호폰도 탱고 클럽의 2002년도 앨범은 이러한 일렉트로 탱고를 보다 더 확장시킨 음악을 들려준다. 라틴 롹 음악 제작자로 명성이 높은 구스타보 산타오랄라의 지휘 아래 여러 명의 출중한 일렉트로니카 뮤지션과 탱고 연주자들이 함께 만들어 낸 새로운 탱고는 이질적으로 보이는 두 가지 상이한 음악이 얼마나 조화롭게 결합될 수 있는가를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우스, 트립 합, 드럼 앤 베이스 등의 다양한 일렉트로 리듬을 기반으로 때로는 바람처럼 지나가고 때로는 파도처럼 반복되는 반도네온 등의 어쿠스틱 악기와 보컬은 차갑고 강박적인 이 리듬의 향연에 인간적 향취를 불어넣는다. 반대로 일렉트로 사운드는 기존의 탱고에 현대적 감수성을 불어넣는다. 이러한 상보적인 결합은 참여한 모든 인물들이 탱고를 깊게 느끼고 이해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처럼 단순한 결합이 목적이 아닌 새로운 정서적 울림을 생각한 앨범이기에 이번 앨범은 일반적인 일렉트로니카, 라운지 뮤직처럼 그저 리듬에 몸을 맞기며 편안하게 감상해도 무방하겠지만 진지한 자세로 그 깊이의 정도를 생각하며 감상하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