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모양의 독특한 악기 세르팡을 연주하는 미셀 고다르는 평소 현대적인 재즈와 함께 중세 고음악을 접목한 사운드를 추구해 왔다. 하지만 CAM 레이블에서는 주로 재즈의 현대적 울림을 중심으로 한 연주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 그는 연주자보다 작곡가와 밴드 지휘자 역할에 더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그것은 이번 앨범이 실내악적 앙상블 중심의 연주를 통해 바로크 시대의 향취를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프랑스의 바로크 음악 전문 연주자 집단인 ‘루브르의 연주자들’을 부르고 청아한 보컬과 하프시코드 등 재즈보다 클래식적인 맛이 강한 악기를 추가했다. 그래서 앨범은 정적인 기품이 돋보이는 클래식의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셀 고다르가 중세 클래식을 재현하려 했다고 생각하지 말자. 어디까지나 다양한 악기들의 만남은 과거가 아닌 현재를 배경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사운드 또한 재즈적 자유에 기반하고 있으니 말이다. 즉, 중세적 상상력이 재즈적으로 구현된 사운드라 할 수 있겠다.
Archangelica – Michel Godard (Cam Jazz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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