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피아노 연주자 가브리엘 쥐프레이의 첫 리더 앨범은 참으로 놀라운 연주를 들려준다. 그것은 2002년 이 앨범을 녹음할 당시 그의 나이가 18세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주는 재즈 피아노의 다양한 흐름을 흡수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는 젊지만 완고한 의지가 담겨 있다. 실제 그의 연주는 보통의 어린 피아노 연주자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기예를 과시하는 차원에 머무는 연주에 집착하는 것과 달리 레니 트리스타노부터 빌 에반스, 텔로니어스 몽크, 그리고 최근의 브래드 멜다우까지 다양한 연주자들을 모범으로 침착한 연주를 펼친다. 그리고 할아버지 뻘이 되는 다니엘 위마이르, 그리고 세바스티앙 브와소와 즉흥적인 연주에서도 상당히 유연한 면을 드러낸다. 작곡에 있어서도 보통 이상의 상상력을 드러낸다. 앞으로 발전을 기대할만한 피아노 연주자를 만났다.
Après L’orage – Gabriel Zufferey (Bee Jazz 2003)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