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필자는 재즈계에서 노라 존스를 두고 호들갑을 떠는 것을 싫어한다. 이러한 생각의 저변에는 필자가 노라 존스의 음악을 아무리 넓게 생각하려 해도 재즈가 아니라 컨트리 음악으로 들린다는 것이 작용한다. 그러나 그녀의 음악이 뛰어난 것만은 사실이다. 아무튼 노라 존스의 성공 이후 많은 가수들이 제 2의 노라 존스라는 마케팅 전략을 앞세우고 등장하여 감상자를 실망시키거나 반대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빛을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음반 제작자들은 제 2의 노라 존스를 찾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대부분 아무리 뛰어나도 가치를 인정 받기 어려운 소위 “짝퉁”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번에 첫 앨범을 발매하는 에이모스 리는 좀 경우가 다른 듯하다. 필라델피아 출신의 이 신예 남성 보컬은 소울과 포크를 적절히 결합한 담백한 사운드와 호소력 있는 보컬로 첫 앨범치고는 매우 완성된 자기 방향성, 정체성을 보여준다. 그의 노래와 사운드가 지닌 특징은 약간의 흐림과 우울의 정서다. 약간은 소녀 취향일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음악이 주는 매력은 노라 존스의 등장 때만큼이나 무시 못할 흡인력을 지녔다. 여기까지 생각한다면 에이모스 리는 노라 존스와 큰 유사성이 없는 음악을 한다 생각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노라 존스와 연관 짓는 것은 이 앨범이 재즈 명가 블루 노트에서 발매되었다는 것. 즉, 노라 존스 때와 마찬가지로 지록위마(指鹿爲馬)의 마케팅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에이모스 리의 앨범도 재즈냐 아니냐 라는 식의 다소 제작자의 정략적인 논란에 휩싸일 것이 분명하다. 이것은 분명 세인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그러나 결국 제대로 음악성을 인정 받기 전에 노라 존스와의 음악적 혈연관계의 진위여부에 더 많은 관심을 받을지 모른다. 따라서 이번 에이모스 리의 첫 앨범은 다른 어느 때보다 일체의 선입견없이 그저 음악이라는 대 전제만을 염두에 두고 감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앨범이 지닌 음악적 가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다른 대중 음악 음반사들은 도대체 뭐하길래 이 가능성 있는 신예를 블루 노트에서 앨범 제작을 하게 만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