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 – Mirabassi/Boltro/Ferris (Sketch 2003)

mof  프랑스의 스케치 레이블의 역사는 불과4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작은 레이블이 Label Bleu와 함께 현재 프랑스 재즈를 대표할만한 레이블로 성장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새로운 감수성을 지닌 알려지지 않은 연주자들을 발굴한 데 있다. 그 중 죠바니 미라바시라는 젊은 피아노 연주자의 발견은 스케치가 이룩한 여러 성과들 중 단연코 돋보이는 것이었다. 갑작스레 등장한 이 피아노 연주자는 스케치 레이블을 통해 그 동안 2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1장의 라이브 앨범을 발표했는데 모두 평단과 감상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중 그의 두 번째 앨범 <Avanti!> 스케치를 대표하는 앨범이라 할 만큼 음악적으로나 대중적으로나 훌륭한 것이었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트럼펫 연주자 플라비오 볼트로와 트롬본 연주자 글렌 페리스와 함께 독특한 편성으로 새로운 앨범을 녹음했다. 그와 호흡을 맞추는 이들 두 연주자는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개성이 강한 연주자들이다. 이처럼 개성이 강한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를 한다는 것은 일종의 도전이요 모험일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이 연주하는 악기들은 피아노보다 더 앞에 나서는데 익숙한 관악기가 아닌가? 그러나 이 앨범에서도 미라바시 특유의 개인적 서정과 낭만성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단지 이것이 그의 피아노로만 표현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전 앨범들과 비교했을 때의 차이점이다.

지금까지 피아노 트리오 앨범이건 솔로 앨범이건 테마를 발전시키는 것은 모두 미라바시의 피아노에 절대적으로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피아노 한 대로 음악적 정서를 표현하다 보니 그 흐름이 달콤한 선율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 결과 그만큼 사운드가 평면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는 아름다운 음악적 정서가 그의 피아노로만 표현되지 않고 세 연주자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표현되고 있다. 그래서 미라바시의 피아노는 곡의 진행 방향과 분위기를 제시하는데 더 집중하고 있고 두 관악기가 새로운 감성의 가지를 펼쳐 나간다. 특히 글렌 페리스의 밝고 해학적인 느낌의 트럼펫과 의외로 차분한 맛을 보이는 플라비오 볼트로의 트럼펫간에 생기는 대조와 조화의 교차는 음악의 풍경을 보다 더 화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로 인해 미라바시가 의도한 낭만, 우수 등의 정서적 요인들은 피아노 하나로 표현했을 때보다 더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이것이 바로 미라바시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여전히 미라바시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댓글

  프랑스의 스케치 레이블의 역사는 불과4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작은 레이블이 Label Bleu와 함께 현재 프랑스 재즈를 대표할만한 레이블로 성장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새로운 감수성을 지닌 알려지지 않은 연주자들을 발굴한 데 있다. 그 중 죠바니 미라바시라는 젊은 피아노 연주자의 발견은 스케치가 이룩한 여러 성과들...Air - Mirabassi/Boltro/Ferris (Sketch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