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gio: Classic In Jazz – Massimo Farao Trio (Kang & Music 2005)

이제 클래식의 유명 테마를 재즈로 연주한다는 것은 전혀 새로움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매번 클래식을 재즈로 연주한 앨범을 만날 때마다 무시하지 못하고 한번쯤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혹시! 다수의 클래식의 재즈화 앨범들이 편하고 달콤한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리 케인 같은 피아노 연주자의 문화적 관점에서의 클래식의 재즈화 앨범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시도들은 듣기 편한 연주를 담고 있었다. 사실 클래식을 재즈로 연주하는 이유는 잘 알려진 테마로 감상자들에게 재즈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하고 재즈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앨범들에 사용된 클래식 곡들은 베토벤, 쇼팽, 비발디, 말러 등 누구나 쉽게 그 주제를 인식할 수 있는 유명 곡들이고 그 변주된 재즈 연주도 듣기에 부담 없는 라운지 뮤직의 분위기를 띄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이에 길들여진 감상자들은 식상해 하면서도 앨범에 눈길을 돌리곤 한다. 여기에 피아노 연주자 마시모 파라오의 연주도 포함시켜야 한다. 먼저 영화 음악을 재즈로 연주하여 자국 이탈리아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이 연주자는 귀에 너무나도 익은 클래식 곡들을 편안하고 흥겨운 재즈의 틀 속에 집어 넣는다. 사실 사운드의 질감에서 본다면 기존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유진 시세로 트리오 등의 연주와 별단 다르지 않다. 한없이 부드럽고 유쾌하게 경쾌하다. 하지만 그래도 그만의 재미있는 부분은 존재하는데 그것은 클래식의 유명 멜로디를 리듬적으로 해체하고 재조립한다는데 있다. 예를 들면 비발디의 4계 중 “가을” 1악장 연주의 도입부는 “Bye Bye Blackbird”를 연상시킨다. 이 외에 즉흥 솔로 연주 시 “My Funny Valentine”같은 잘 알려진 재즈의 테마를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재치 있게 삽입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를 발견하는 것도 감상의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