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있는 신예를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이스라엘 텔 아비브 출신의 여성 피아노 연주자 아나 포트 또한 앞으로 계속 기억하게 만들 음악을 들려준다. 그녀의 정규 두 번째 앨범이자 세계로 배급되는 첫 번째 앨범인 이번 앨범은 그 타이틀처럼 2004년 봄에 녹음 된 후 약 3년의 기다림 끝에 발매되는 앨범으로 아직 신예라 할 수 있지만 확고한 자신의 피아니즘을 지닌 한 여성 연주자의 출현을 생각하게 한다. 전반적으로 키스 자렛 류의 서정미와 멜로디적인 감각 그리고 폴 블레이의 긴장을 강하게 흡수한 듯한 느낌을 주는 피아니즘으로 그녀는 곡마다 다른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다. 예를 들면 앨범의 초반을 장식하는 “Morning: Good”처럼 트리오지만 거의 아나 포트의 솔로에 가까운 연주는 탁월한 멜로디스트로서의 아나 포트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클라리넷,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페리 로빈슨이 참여해 퀄텟으로 연주하면 사운드는 각 연주자들의 인터플레이가 상당히 자유롭고 긴장을 머금은 것으로 바뀐다. 한편 앨범은 “Just Now”의 세 가지 변주를 곳곳에 배치하여 앨범 수록곡을 하나로 묶고 있는데 그래서 나온 결론적인 사운드는 그래도 서정적 멜로디가 강한 인상을 남기는 아나 포트의 부드러운 면이 아닐까 싶다. 물론 아직 그녀가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 특히 아름다운 멜로디를 연주할 때 너무 안정적인 틀 안에 머무르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앨범에 참여한 폴 모시앙이 앨범을 ECM에 추천했을 만큼 아나 포트의 음악은 매혹적임에 틀림없다.
A long story – Anat Fort (EC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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