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의 명가로 알려진 블루 노트는 최근 재즈보다는 포크-팝 가수를 발굴하는데 보다 더 뛰어난 안목을 가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것이 다 노라 존스의 성공을 잊지 못한 탓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러한 행보가 재즈적인 측면에서는 아쉽기는 하지만 의외로 발굴되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기대 이상이라는 것에서는 평가를 해주고 싶다. 프리실라 안의 첫 앨범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의 음악은 포크-팝의 범주에 속한다. 과장과 장식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단순, 담백한 편곡과 편안하게 감기는 목소리가 도시적인 느낌, 건조한 도시의 삶 사이로 흐르는 인간적 감성의 정서를 차분하게 드러낸다. 메마른 감상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들이다. 특히 채도를 한 단계 낮춘 듯한, 흑백은 아니지만 차분하게 잘 정돈된 색감으로 다가오는 전체 사운드는 소박함을 추구하는 감상자들에게 큰 만족을 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