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조슈아 레드맨은 감각을 중시하는 미국식 정통 재즈 이디엄의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으면서 동시에 다른 색소폰 연주자들보다 자신의 음악적 사고에 기초한 스타일을 확립하려 해왔다. 그래서 그의 대부분의 앨범들이 미래 지향적인 제목을 지니고 있었는지 모른다. 아무튼 이러한 그의 음악적 행보는 현학적이라는 비판의 소지도 있었지만 지난 앨범 BEYOND부터 자연스럽게 그의 생각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음을 느끼게 했는데 그래서 이번 앨범은 그 다음 단계는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호기심에 무척이나 기대되는 것이었다.
그 기대만큼 이번 앨범은 큰 완성도를 지니고 있는데 무엇보다 지난 앨범에 이어서 계속 같은 멤버를 유지함에 따라 다양한 공연 활동등 시간의 축적을 통해서만 가능한 퀄텟 고유의 호흡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드러난다. 자켓만큼이나 전면에 부각된 레드맨의 색소폰을 감싸는 다른 세 명의 동료는 완벽하게 레드맨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그에게 막강한 자유를 부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어진 공간은 비록 적지만 다른 세 연주자들이 레드맨을 감싸며 펼치는 연주들은 단순히 조력자의 역할을 벗어나 순수한 집단 연주의 차원으로까지 상승할 수 있는 면을 지니고 있다.
한편 이번 앨범은 레드맨이 녹음 전부터 아주 확고한 음악적 방향을 설정하고 있었음을 느끼게 해준다. 일단 BEFORE, AFTER로 전체를 하나고 묶는 구성에다가 각 곡들이 한번에 연주되지 않았음에도 트랙간의 휴지기 없이 연결된다는 점에서 그런 기획의도를 살필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느 때보다도 잘 다듬어진 작 편곡을 통해서 각 곡들이 유기적인 연결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찾을 수 있겠다. 그 결과로 라이브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개인적으로 지난 해 파리 재즈 페스티발에서 선보였던 열정적인 연주와 호흡을 떠올리게 해서 기분이 좋았다.
전체적으로 이 앨범은 BEYOND를 넘어서는 레드맨의 음악적 탐구의 완숙된 결과를 담고 있는 앨범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