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출신의 폴 블레이는 1950년대에 등장하여 1960년대 진보적인 재즈 분야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피아노 연주자이다. 그는 1960년대에 트리오 편성으로 녹음한 미공개 음원을 두 장의 앨범 <Paul Bley Trio>와 <Ballads>로 발매하는 것으로 ECM과의 관계를 시작했다. 그래서 맨프레드 아이허와의 진정한 호흡은 1972년에 녹음한 이 앨범에서 이루어졌다.
피아노 솔로로 녹음한 이 앨범에서 폴 블레이는 과거의 아내인 칼라 블레이와 당시의 아내인 아네트 피콕의 곡을 선택했다. 자신에게 음악적으로도 영향을 두 여성의 곡을 차분하고 느리게 연주하며 멜로디가 아닌 화성과 그 화성을 감싸는 침묵의 공간에서 시적인 서정이 아름답게 피어 오르도록 했다. 그것은 침묵과 서정이 공존하는 ECM의 피아니즘을 더욱 명확하게 규정하는 연주였다. 그 결과 이 앨범은 재즈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피아노 솔로 앨범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