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자 이로 란탈라는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트리오 토이킷의 피아노 연주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그는 트리오 토이킷의 활동보다는 솔로 프로젝트 활동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가운데 이번에 발매된 피아노 솔로 앨범은 그의 음악적 근간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게 해준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스승 페카 포욜라를 시작으로 빌 에반스, 에롤 가너, 아트 테이텀, 오스카 피터슨, 미셀 페트루치아니, 에스뵤른 스벤슨 같은 피아노 연주자들과 자코 파스토리우스,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의 다른 악기, 다른 장르의 명인들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은 연주를 들려준다. 그런데 이들을 위한 각각 연주를 들어보면 단순한 음악적 차원의 관심이 아니라 이로 란탈라가 진심으로 좋아했고 또 영향을 받았기에 이런 연주를 펼쳤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 ‘사라진 영웅’인 것도 이를 말해준다. 특히 아트 테이텀-에롤가너-오스카 피터슨으로 이어지는 기교파 연주자들에 대한 연주는 트리오 토이킷 시절의 박력의 근원이 이에 있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빌 에반스나 유럽 연주자에 대한 헌정 연주는 왜 그가 재즈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다른 개성이 돋보였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한편 헌정의 의미를 떠나서 이 앨범은 고운 멜로디로 가득 차 있어 말랑말랑한 낭만을 찾는 감상자들에겐 큰 만족을 주리라 예상된다.
Lost Heroes – Iiro Rantala (ACT 2011)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