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보았던 <The Cannonball Run>을 이야기할 때 언급했지만 1960년대 배우 집단 가운데는 랫 팩이 있다. 프랑크 시나트라, 딘 마틴,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가 주축이 되었던 이 집단은 지금의 F4와 비교할 수 있는 것으로 이들은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연기할 때는 그룹으로 함께 출연하곤 했는데 그 대표적인 영화가 이 <Ocena’s 11>이다. 그렇다 이 영화의 기본 얼개를 가지고 리메이크 한 것이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등이 나왔던 2001년도 영화 <Ocena’s 11>이다. 2001년도 영화의 출연진이 화려했던 것은 이 원작의 출연진이 화려했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2차 대전에 함께 참전했던 공수부대 출신의 전우들 11명이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다섯 곳의 금고를 동시에 터는 내용이다. 이것은 2001년 리메이크 판이나 별반 다름 없다. 당시로선 흥미진진한 대작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이 영화를 본 것은 역시 재즈 때문이었다. 랫 팩 자체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 리더들이 재즈를 노래했다는 것이 우선 작용했다. 실제 이 영화에서도 딘 마틴과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가 극중에서 노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 노래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여기에 라스베가스의 분위기를 반영해 빅밴드 재즈가 곳곳에서 등장한다. 말 그대로 재즈 시대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셈이다.
이 영화는 제작에 있어서도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영화 대부분의 장면은 새벽과 이른 아침에 촬영되었다. 여기에는 랫 팩의 멤버들이 영화가 촬영되던 라스베가스에서 매일 밤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새벽까지 노래를 부르고 아침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촬영을 했다고 한다. 이들이 얼마나 바빴는지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다.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가 부르는 주제곡을 배경으로 10명의 멤버-한 명은 극중 사망했다-들이 길을 걷는 장면으로 끝이 나는데 그 거리 간판을 보면 프랑크 시나트라, 딘 마틴, 새미 데이비스 주이너, 피터 로우포드가 호텔 쇼 무대에 출연한다는 광고판이 보인다. (여기에 레드 노르보 트리오의 출연 안내도 보인다.) 묘한 현실과의 엇갈림이다.
한편 영화의 오프닝 타이틀은 솔 바스가 담당했다. 그는 이미 오토 프레밍거 감독의 영화에서 실력을 보여주었듯이 이 영화에서도 특유의 미적 감각을 발휘한다. 라스 베가스를 상징하는 네온사인으로 타이틀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참 보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