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Cowboys – Clint Eastwood (Warner Bros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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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우주라….기본적으로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다. 실제도 그렇다. 당장 내 나이만 해도 우주에 갈 기회가 생긴다 하더라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 영화는 70대 노인들이 우주로 나아가 임무를 수행하고 또 그 안에서 영웅적인 전설도 만들어 내는 것을 그리고 있다. 본인이 직접 주연을 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스스로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상상을 하게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사실 영화는 노인들이 우주로 간다는 것 외에는 그리 특별한 것이 없다. 그냥 예상 가능한 에피소드들이 있을 뿐이다. 심지어 다소 비약이다 않을 정도로 사랑으로 발전하는 남녀 관계도 나온다. 그래서 나는 솔직히 이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단지 사라질 뿐이다’라는 맥아더의 말-그는 나이로 인해 물러나야 하는 자신의 상황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했다-을 확인하려 했던 것일까? 아니면 젊은 시절 품었던 꿈을 버리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서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둘 모두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했을 때 과연 그 메시지를 잘 전달하느냐 하면 꼭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게다가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기본 서사는 이해할 수 있지만 세부적인 면에 있어서는 그냥 적절히 넘어가려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다만 마지막에 여차여차해서 호크(타미 리 존스)홀로 죽기를 각오하고 핵폭탄을 몰고-그렇다 우주의 카우보이니까-달에 갔을 때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프랑크 시나트라가 노래한 ‘Fly Me To The Moon’이 흐른 것은 인상적이었다. 달 장면과 재즈의 조합은 아날로그 감성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이것을 느끼게 하기 위해 그 긴 시간 동안 이야기가 진행된 것이라면 차라리 난 이것을 믿고 싶다.

한편 재즈를 좋아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영화답게 이 곡 외에 조슈아 레드맨, 브래드 멜다우 등이 참여한 재즈 곡들이 흐른다. 오케스트라가 중심이 된 기본 사운드트랙은 따로 있으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 재즈 곡들이 확연히 두드러지지 않는다. 사운드트랙 앨범을 들으면 언제 이게 나왔지?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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