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감독들의 영화를 몇 편 챙겨보기로 했다.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의 이 영화가 계기가 되었다.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은 프랑스 영화의 누벨바그를 개척한 감독이다. 이 영화는 누벨바그의 대표작이다. 그리고 누아르적인 감성도 섞인 영화다. 또한 코미디적인 해학도 보인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영화는 그리 복잡하지 않은 서사와 단순한 액션을 지니고 있다. 1960년대에는 그것이 흥미진진하고 화려하게 보였을 지는 몰라도 말이다. 반면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않는 듯한 영화의 마무리는 그만큼 많은 여운을 남긴다. 모든 것이 한 여름 밤의 꿈이었던 듯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면 주인공 에두아르가 연주하는 재즈가 연상되기도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프랑스의 국민가수 샤를르 아즈나부르다. 그는 가냘픈 몸매에 키도 작다. 여주인공 레나 역을 맡은 마리 드부와보다도 작다. 그래서 전통적인 스릴러 풍의 영화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이것이 영화를 틀에서 벗어나게 한다. 살짝 상황에 그대로 흘러가는 듯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주인공의 모습으로 인해 서사가 발전하는 것이다. 또한 이런 그가 다시 피아노 앞으로 돌아와 관찰자가 있는 정면을 응시하는 마지막 장면이 처음과 다른 그의 변화를 예상하게 한다.
그런데 ‘피아니스트를 쏴라’라는 제목은 아무리 생각해도 살짝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 ‘피아니스트를 주목해라’ 혹은 ‘향하라’ 정도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Tirer동사가 겨냥하다의 의미가 있으니 이 정도 의역도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