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게도 최근 미셀 페트루치아니의 80년대 활동을 담은 영상이 속속 DVD로 발매되고 있다. 사실 미셀 페트루치아니의 음악은 드레퓌스 레이블 소속으로 활동했던 후반기 연주들이 보다 그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미국 블루 노트 소속으로 활동하던 당시의 연주들도 확고한 그만의 개성을 보여준다. 그 가운데 1986년 7월 16일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서의 실황을 담고 있는 이 DVD는 그 타이틀로 인해 트리오 연주를 예상하기 쉽지만 기본은 트리오가 아니라 기타 연주자 짐 홀과의 듀오 연주였다. 세 번째 인물인 웨인 쇼터는 공연 후반부 3곡에 게스트 형식으로 출연하고 있을 뿐이다. 아무튼 짐 홀과 페트루치아니의 대화를 들으면 저절로 빌 에반스와 짐 홀의 대화를 떠올리게 된다. 실제 연주를 들어보면 많은 관람객이 모인 공연장에서의 듀오 연주지만 그 내용은 정말 작은 실내에서 조용히 음악적 대화를 나누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웨인 쇼터가 참여한 트리오 연주도 마찬가지다. 서로 자신의 연주에만 묵묵히 몰입하는 것 같지만 다른 연주자들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며 이에 대응하여 새로운 멜로디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한편 이 공연은 이미 CD로 발매되어 아주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이번 영상은 그동안 귀로만 들어왔던 음악을 어떻게 연주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 그 비교를 위함인지 보너스 형식으로 CD가 첨부되어 있어 경제적, 감상적 측면 모두에서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